여행 이야기

24.4.27. 문화비축기지

사랑스러운 나 2024. 4. 28. 20:38

24년 4월 27일 특별한 약속도 없고 그냥 시간이 넘쳐서 뭐라도 해야될 것 같았다. 오래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문화비축기지 가는 길을 검색하고 집을 나선다. 

문화비축기지는 6호선 월드컵경기장 2번 출구로 나가 조금 걸으면 된다. 과거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 되었던 석유비축기지였다. 총 5기의 석유탱크에 약 6907만 석유를 보관하던 1급 보완시설이였던 곳이다. 2002년 월드컵 개최를 계기로 안전을위해 폐쇄되었다가 2017년 9월 문화공원으로 재탄생한 곳이다. 과거 산업시설을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볼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흥미롭다. 부천의 쓰레기 소각장이였던 아트벙커39를 보고 꼭 한 번 와보고 싶었다. 마포에 석유비축기지가 있다니..

하필 월드컵 경기장에 세븐틴 콘서트하는 날이라 지하철에 사람이 엄청 많았다. 난 어렸을때 그런 문화도 즐기지 못하고 뭐했나 모른다. 어쨌든 신기한 구경하며 문화비축기지를 보는 순간 다른 공간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한산하고 조용하고 특이한 건물이 눈 앞에 있었다. 

먼저 T5와 T4를 마주했다. 

T4와 T5가 보인다.

먼저 T5를 들어갔다. 지금 서용선 프로젝트 '암태도'를 전시중이다. 암태도의 소작쟁의를 주제로 벽면에 영상이 상영된다. 사람이 나 밖에 없어서 넓은 공간에 혼자 있으려니 좀 무서웠다.  내가 앉아 있는 이 곳이 예전 등유를 보관했던 곳이다. 

T5에서 상영중인 암태도
거대한 탱크의 외부는 이렇게 규모가 압도적이다.

T5의 2층에는 1층 영상으로 봤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T4의 건물 외관은 가장 특이해보인다. 시멘트의 질감이 굉장히 무게감이 있고 단단했다. 이곳도 등유를 보관하던 곳이다. T4는 복합문화공간이라고 하지만 내부에 아무것도 전시되거나 뭐가 있지는 않았다. 그저 넓은 공간이 있을 뿐이였다. 내부는 좀 더웠다. 난방을 한 것일까?
원래 T4의 외벽을 돌 수 있었던것 같은데 지금은 산 사면을 공사중이라 외벽을 따라 돌 수는 없다.

 

                                T4의 외벽                                                                  T3은 탱크 원형을 남겨두었다고 했는데 공사중이다.
T2는 경유를 보관했던 곳이다. 탱크 상부는 야외무대로 변신하였고 내부는 공연장으로 활용된다. 내가 갔을때는 아무 공연도 없어서 내부를 볼 수는 없었다. 선선한 가을날 외부에서 야외공연을 하면 멋질것 같았다. 건물이 마치 그리스의 야외무대 같기도 했다.
T2 옥상의 야외무대 멋지다
T1 파빌리온

 

T1 파빌리온은 휘발유를 보관했던 창고다. 들어가는 통로가 마치 아테네 박물관 같았다. 느낌이 신전 느낌이였다.  탱크를 해체하고 유리로 벽체와 지붕을 얹어 파빌리온이 되었다.  난 그저 큰 온실 같이 느껴졌다. 해체된 철들로 커뮤니티 센터를 만들었다. 사실 커뮤니티 센터가 가장 눈에 들어오고 쉴 만한 공간도 그곳에 있다. 테라스도 있고 작은 도서관도 있고 하늘을 볼 수 있는 옥상마루도 있고 넓은 카페도 있다. 

T1과 T2를 해체하고 나온 철제로 만든 커뮤니티 센터. 도서관, 카페, 옥상 등 쉴 공간이 많이 있다.
옥상마루에 서면 동그란 하늘이 보인다. 밤에 하늘에 별이 쏟아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했다.

다 둘러보고 월드컵 경기장  버스 정류장에서 망원 시장 가는 버스를 탔다. 망원 시장도 방송에 하도 나와서 한 번 가보고 싶었다. 문화비축기지에서 버스로 25분 정도 가면 된다. 망원 시장에서 유명한 닭강정하고 고로케 사서 왔다. 닭강정은 맛있었고, 고로케는 그냥 그랬다. 김치 고로케랑 야채, 팥찹쌀도너츠는 맛있었는데 피자 고로케는 싱거웠고 찹쌀꽈배기는 거칠었다. 어쨌든 혼자 알차게 보낸 하루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