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행4 - 비자림 - 만장굴 - 세화해수욕장 (2017.7.21일)
20일 함덕에서 놀다 들어오니 아이니 하우스 주인장이 가장 가까운 해수욕장이 세화해수욕장인데 왜 거기까지 갔냐고 해서 오늘은 세화로 가기로 했다. 하지만 명색이 제주 여행이니 좀 둘러보고 가기로 했다.
제주 동부의 비자림을 향했다. 17년전쯤 겨울 비자림은 마치 신의 세계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을 주었었다. 관광지로 알려지지도 않고 많은 사람도 찾지 않는.... 무엇을 기대한 걸까?? 시간이 이렇게 많이 흘렀는데 그대로인길 바랬던 걸까?? 비자림은 주차장도 주변에 건물도 들어가서 돌아나오는 길도 잘~~ 정비되어 있었다. 더위에 허덕이면 들어간 비자림은 시원하지도 않았다. 나무 그늘에 시원할까 생각했는데 땅에서 습한 기운이 올라와 너무 더웠다. 정비된 길로 한 바퀴 돌다 나온 비자림은 예전 신의 세계에 마치 나무의 정령들이 살 것 같았던 그 시기의 비자림이 아니였다.
<비자림 가는 길에 핀 수국.. 수국으로 유명세를 탄 종달리 수국길은 수국이 말라버렸다.>
<비자림 산책길>
너무 더워 가까이 있는 만장굴을 들렸다. 순전히 더위를 식히러.... 옳은 선택이였다. 역시 더울땐 동굴이다.. 만장굴은 검은오름계 동굴 중 개방된 동굴이다. 용암 동굴의 형성 원인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 걸었다. 이곳이 과거 용암이 흘러 나가던 길이라고... 뜨거운 용암의 한 가운데 서 있다고 생각해 보라고.... 아이들은 시원해서인지 이곳을 훨씬 좋아했다. 그리고 세화해수욕장.... 함덕과 비교될 만큼 아담했다. 우리 큰 아들은 하수구와 바다가 연결된다며 물에 들어가지 않았고 나는 그곳에 남은 갯골할망당과 천연 목욕탕을 먼저 둘어보았다. 갯골할망당은 바다의 신에게 제를 올리는 곳이고 용천수를 이용한 천연목욕탕이 남탕, 여탕 두 개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큰 것이 여탕이다. 바다와 만나는 곳에서 솟아나는 차가운 용천수가 신기했다.
스노클링은 그냥 그랬다. 세화야 말로 모래가 고와 물이 뿌옇고 작은 물고기가 별로 없어 스노클링하기엔 좋지 않았다.. 우리 신랑과 큰 아들은 바위 틈에서 게를 잡았다. 손바닥 만한 제법 큰 게를 7마리나 잡아서 저녁에 라면에 넣여 끓여 먹었다. 작아도 게는 게인지라 시원한 국물 맛이 정말 맛있었다. 게 잡고 놀기엔 좋은 그러나 해수욕을 하려면 나는 함덕으로 가겠다.